박노갑의 장편소설. 1905년의 을사조약에서부터 1945년의 광복에 이르는 기간 동안의 일제치하의 고통스러운 식민지 사회상을 전면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작품이다.
……작은 것은 으레, 큰 것을 당할 수가 없고, 큰 놈은 작은 놈을 이기고야 말리라던, 조선의 상식은 홱, 뒤집히고 말았다. 사억만 인구가 오줌만 싸도 파이고 말리라던, 일본 열도의 불개미 같은 무리에게, 노대국 중국의 장담은, 뿌리째 넘어박히고 말았다. 무엄한 모험에 맛을 붙인 난쟁이 일본은, 크나큰 노서아에 달라붙었다. 난쟁이에게 키 큰 제정 노서아가 달아나는 구경은, 온 세상 사람들이 다 한, 분명한 사실이었다. 다투던 고기 조선은 이미 왜놈 밥통을 향하여, 왜놈 목구멍 붉은 고개를 애써 넘어가는 판이었다. 소위 을사보호조약이란 것을 맺은 것이, 이 해! 곧, 1905년이었다. …… {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