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호호. 죽었오, 나는 죽고 말었오!” …… 내 본래 가지고 간 병을 원수가 고쳐 주지 않았다는 걸 원망이오, 천만에! 내 어찌 원수를 은인 만들려 욕 보았겠오. 그랬으면 내 죽었겠오? 보지 않었오. 시퍼런 뱀 감기듯한 내 넓적다리를 보지 않었오. 당신은 머리를 돌리었지요. 인정에 차마 똑바로 보들 못하였든 게지요. 치만 내 살을 그토록 회쳐 논 건 누구며 이것을 차마 못 본 건 누구였오. 같은 사람 같은 남자 안였오. 내 이 세상에 지은 죄가 뭐요? 허리에 치마를 두르고는 혼자 못 살 세상이라 하야 사내를 따라 시집을 가잖었오. 그 사내 죽기에 사내를 또 따라가지 않었오. 오란 대로 가잖었오, 이같이 순한 년을 속이고 얼러 대고 발러 마출 건 뭣있오. 내 일직 사내들을 악으로 갚지 못한 건, 내 죽어 착한 귀신이 되잔 노릇이었겠오. …… {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