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문원은 대학 출신으로서 잡지사 기자로 약간의 문명(文名)도 얻었으나 뚜렷한 직업을 가지지 못하고 친구가 경영하는 쌀가게에서 잔일을 한다. 그는 생활에 대한 적극적인 의욕도 없고 욕망도 별로 없다.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지식인의 아픔을 드러낸다.
…… 대학을 마치고 취직을 좀 해 보고자 몇 해 애를 쓰다가 틀리니, 이 장사를 시작한 것이었다. 장사를 경험할 겨를이 없었으니, 서투른 사람 취급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그건 구형 스스로도 양해를 하거니와, 자기의 배운 학과가 경제이란 데는 자신이 없도 않은 터였다. 말하자면, 없는 체험은 믿을 수가 없으나 있는 학식은 믿을 수 있다는 셈쯤 되었다. …… {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