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민은 푸른 잔디 위에서 창공을 우러러 고요히 누워 있다.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 경칠이가 찾아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건네는 쪽은 경칠이다. 상민의 말대답은 시종일관 냉소적이다.
…… 내가 대낮에 별을 본 것은 어제뿐이 아닐세. 벌써 이십 년 전 일이었네마는, 내 홀로 본 것도 아니었고 마을 동무들과 한가지 보았네. 내가 먼저 발견한 것이 아니었지. 다른 동무가 먼저 가르쳐 주어서, 무한 눈을 씻고 씻고 본 것이 어젠든 새로워! 그 뒤로 이십 년을 늘쩡하고 있다가, 어제사 다시 보았단 말이야! 오늘도 아까부터 애는 썼건만도, 좀처럼 뵈들 않거든! …… {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