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폐화된 농촌의 현실을 떠나 새로운 삶의 길을 모색해보려는 사람들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아들 공부 더 못 시킨 것은 한이 될지언정, 아들 급사 보낸 걸 부끄럽게 알 사람이, 이 가운데 있으면, 몇이나 있으랴드냐. 못 보내서 안달이란다. 하루에 한 끼를 먹고라도 굶어 죽잖고 사는 것만 다행이란다.
하루에 세 끼를 꼬박꼬박 채우고, 가끔 고깃국도 끓여 먹고 술도 더러 먹는 이가, 이 총중에 있으면 한두 사람만 있겠느냐. 그 덕이, 딸 기생 박은 덕이라고, 자랑이야 하랴드냐. 애비 없는 딸이 없을 터이니, 죽잖고 있으면 있을 터이다. …… {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