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심은 12살 때부터 머슴살이를 시작하여, 결혼 후에는 행랑살이를 하다가 새 주인을 만나 움막을 짓고 독립한다. 그러나 나이 50이 되도록 가난은 여전하고 기운도 줄어 일꾼 노릇도 제대로 못하게 된다. 굶주리다 못한 백심은 다시 옛 주인집의 머슴으로 돌아간다.
…… 주인이 부르는 쪽쪽, 언제 한번 달근달근한 대답을 해 본 기억도 그에겐 없었다. 때로는 방 속에 붙박여 있으면서, 주인이 부르는 “백심아’ 소리를 듣고도 못 들은 척하다가, 서너 번 부른 뒤에야 비로소 마지못해 대답을 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 {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