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배 다섯 번째 소설집. 그의 초기 단편이 포함된 최근 중편까지 여덟 편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수록하였다. 보양식 재료로 죽어가는 개가 주인공인 이야기, 도청이 난무하는 호텔을 배경으로 그려내는 권력의 밑자락, 한국전쟁의 아픈 상처와 새롭게 잉태된 생명, 무너진 빌딩 앞에서 만난 기이한 인연 등 기발한 상상력이나 강렬한 묘사, 맑고 따스한 정서가 다채로운 작품들을 담았다.
문체 미학과 압축의 묘미!
지금까지 장편을 포함하여 모두 50여 편의 작품을 발표한 중견작가 최성배는, 늘 정성을 모아 혼신으로 작업하기 때문인지 그의 작품 세계는 날이 갈수록 더 깊어지고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로 반짝했던 작가가 얼마 못 가서 그만 맥없이 무너지고 마는 작금의 우리 문단 풍조와 비교해 볼 때, 이렇게 성실한 작가가 의연히 버티고 있다는 것은 독자들에게 그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다.
이번 작품집에서 우리는 그의 초기 단편에서부터 최근 중편까지 여덟 편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모두 소설의 참 맛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들로서, 기발한 상상력이나 강렬한 묘사, 맑고 따스한 정서 등이 다채롭다.
보양식 재료로 죽어가는 개가 주인공인 이야기, 도청이 난무하는 호텔을 배경으로 그려내는 권력의 밑자락, 한국 전쟁의 아픈 상처와 새롭게 잉태된 생명, 무너진 빌딩 앞에서 만난 기이한 인연, 아이의 표정으로 드러나는 시대의 아픔, 이순신 장군 동상의 시선이 네거리를 관찰하는 모습, 망하는 회사와 살아남으려는 군상, 조금 더 많은 돈을 위한 배덕과 살인의 이야기까지, 그야말로 이번 작품들은 박력이 넘친다. 구성은 탄탄하고, 묘사도 생동감이 넘친다. 성격 또한 뚜렷하다. 처절한 현실의 부조리를 향한 고발이나 고독한 군중에게 보내는 연민의 시선도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