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그릇에 천하를 담은 영웅호걸
난세에 천하를 도모하고자 하는 영웅호걸들과 정객 모사들의 인간성, 그리고 파란만장한 사건들을 그려 낸 역사소설.
황제의 위(位)에 오른, 유방
“오늘날 천하를 얻게 되고, 항우는 칠천 근이나 되는 솥을 들었고, 기운은 천하를 뒤덮어서 무용이 절륜(絶倫:두드러지게 뛰어남)했건만 천하를 잃어버렸으니 이 무슨 까닭인고?”
“아뢰옵니다. 항우는 사람을 사랑할 줄은 압니다.......”
“잘 모르는 말이다! 유악장중(작전계획을 짜는 곳)에 앉아서 계책을 꾸미어 천리 밖의 승부를 결정짓는 일은 짐이 장량을 당하지 못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면서 군량을 수송해 삼군을 양성하는 일은 짐이 소하보다 못하고, 백만 대군을 지휘해 싸우면 반드시 이기고 공격하면 반드시 점령하는 데 있어서는 짐이 한신을 따르지 못한다! 이 세 사람은 참으로 인걸(人傑)이다. 다만 짐이 천하를 얻은 것은, 사람들을 잘 쓴 까닭이다! 항우는 범증 한 사람도 잘 쓰지 못한 고로 천하를 잃어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