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냄새가 진동하는 내 방
고백
할아버지
매일 저녁 차오르는 미련의 크기가 달라서
태풍이라는 예보에 맞게 비가 온다
우산을 가진 아이가 지나간다
눈물에 발이 달렸다
외로웠는데
12시 48분 달도 떠있고
속보하던 방향에 힘을 뺐더니
피에타
네가 찾던 그녈ㅡ찾았구나 없던
일력은 시간의 횟수를 경각시키고 있다
내 밤이 되어 주세요, 그대여
너에게 가는 길
조금만 뜨거워도 엄살을
한 바퀴는 너와 팔짱끼고
오천원에 한 단 하는 안개꽃을
동공에 반사된 세상, 그 반칙의
구미호의 꼬리가 일곱이라면
삶이 잔치같을 때가 있다 향 피워
처음엔 내가 온정이 없어
성냥
비가 긋는 선율만 예쁜줄 알고 살았는데
세 겹의 옷을 입고 나가도 여전히 발이 시렵다
둘째를 낳고 요추 5번과 6번이 어긋났단다
응큼할 것도 앙큼할 것도 없다
독은 밤에 퍼진다
감정은 머리없이 날개로
세상을 최면시키는 비가 내린다
비가 온다
3분이면 내 식욕을 적당히 배가시켜 허기와 만족을 채워준다는 김치
물론, 안다
월요일의 노동이 약속된 일요일
돼지호박
영웅이라 배워온 인물들이 내 서랍에 있다
사랑
꿈에서라도 좋다
괜찮았다 5분 전까지만 해도
보리차 한 잔
노을이 유독 진해 그 자리에 섰던 퇴근길가
씹을 수록 고소한, 넘길 수록 차는 내 단촐한 식사 시간
경험이 없는 말이 내 둥지에 와서
퇴근해 집으로 오면
우주로 가면 되니
꽃씨 식물이 되어
마당에 땅콩을 널어두었더니
우리 아이의 포근한 엉덩이를 닦아주는
전화를 끊ㅡ
거창한 에피소드가 아니어도 되는
집뜰이 한다는 혜원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