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자는 아픔을 감내하는 언덕을 넘어야 한다. 생에는 결코 지름길도 없고 남이 대신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스스로가 헤쳐나가는 점에서 숙명이요 벗어 던질 수 없는 영원한 명제인 것이다. 이 숙명의 이름은 결코 떠날 수 없다는 의식을 공고히 할 수 있을 때, 시의 이름은 밝은 공간을 지향하게 된다. 김연희의 시는 상처에서 회복 혹은 꿈을 찾아가는 길 찾기를 전제로 한다. 다시 말해서 삶의 이름을 아픔이라는 비유로 놓고 이를 어떻게 치유 혹은 탈출할 수 있을 것인가를 모색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