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해의 단편소설이다. 나는 더 참을 수 없다. 그저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다. 나는 나도 알 수 없는 힘에 지배되어 팔을 벌리고 눈을 뜨면서 벌떡 일어난다. 결국 굳센 내 두 팔에 잔뜩 안긴 것은 나를 덮었던 이불이다. 내 눈앞에는 으스름한 창문이 보일 뿐이다. 나는 한숨을 휴 쉬었다. 지금 그것이 허깨비인 줄 모르는 것이 아니로되 그래도 무엇이 보일 듯하고 무엇이 들릴 듯하게 마음에 켕긴다. “백금아! 백금아! 백금아…….” 나는 나도 알 수 없이 구석을 노려보면서 나직이 불렀다. 보이기는 무엇이 보이며 들리기는 무엇이 들려? 으슥한 구석에 걸린 의복이 점점 환하게 보이고 창을 스치는 쌀쌀한 바람 소리만 그윽할 뿐이다. “흥! 내가 미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