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은 현진건의 대표작으로서, 가난이 만들어내는 비극을 아이러니의 형식을 빌려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김 첨지는 인력거꾼이다. 인력거란 요즈음으로 치자면 택시와 유사한 것이다. 그러나 ‘엔진’의 힘으로 운행되는 택시와 달리 인력거는 ‘사람의 다리’를 통하여 굴러간다. 따라서 당시에도 인력거꾼은 이른바 3D직업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김 첨지는 인력거꾼답게 가난하다. 남의 집 행랑채에 살고 있으며 밥은 ‘밥을 먹듯이’ 굶는다. 아내는 중병에 걸려 있다. 그러나 병원은커녕 약 한 첩 쓰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소설 속의 정황은 김 첨지에게 어떤 비극이 찾아오고야 말 것이라는 예감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기에 모자람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