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묘 근처에서 무슨 슬픈 음률이 봄공기를 진동시키며 날아오는 것이 들렸다.
나는 무심코 귀를 기울였다.
‘영유 배따라기’다. 그것도 웬만한 광대나 기생은 발꿈치에도 및지 못하리만큼, 그만큼 그 배따라기의 주인은 잘 부르는 사람이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산천후토 일월성신 하나님전 비나이다.
실낱 같은 우리 목숨 살려 달라 비나이다.
에 ─ 야, 어그여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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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김동인(金東仁)
(1900~1951) ●● 평양에서 출생했다.
호는 금동. 아버지는 평양교회 초대 장로였던 대윤이며 어머니는 옥 씨이다.
3남 1녀 중 차남으로 소년기에 유복하면서 아버지의 엄한 교육 아래 친구 없는 유아독존적 생활을 하면서 성장했다.
1912년 평양 숭덕 소학교를 졸업. 숭실중학교에 입학했으나 이듬해 중퇴. 1915년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학원 중학부에 입학했으나 동경학원 폐쇄로 메이지 학원에 편입하였다. 메이지 학원을 졸업한 뒤 그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