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하고 정갈한 문체로 삶과 사랑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소설가 심윤경의 두번째 장편소설 『달의 제단』이 문학동네에서 새로 출간되었다. 무영문학상을 받고 동인문학상의 최종심에도 오른 바 있는 이 장편소설은, 다채롭고 개성적인 그의 여러 작품들 중에서도 평론가와 대중을 아울러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인간적 삶의 진실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늘 지체 없이 사랑이라 대답해온 그의 소설세계는, 데뷔작이자 한겨레문학상 당선작인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거쳐 『달의 제단』에 이르러 더욱 견고하게 완성되었다고 할 만하다.
심윤경은 종가의 문화적 전통을 내세워 가문의 위상을 지키려는 할아버지와 서자라는 열등감과 자조에서 벗어나지 못해 정체성 확립에 어려움을 겪는 손자 상룡, 새어머니인 해월당 유씨와 종가의 살림을 보살피는 달시룻댁, 그리고 그녀의 딸 정실의 이야기를 통해, 급격하게 변해가는 우리 시대의 무너진 가치들 사이에서 진정한 사랑의 모습을 찾아 유려하게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