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강습회》는 ‘대조(大潮)(1946. 7)’ 지에 기고한 작품으로 해방 전후 일제의 제국주의적 지배권이었던 만주를 무대로 조선 피난민들의 고달프고 빈한한 삶의 역경과 비애를 다룬 작품이다. 학교 교사이며 구차한 박봉 살림을 꾸려가는 주인공 ‘원식’은 피난민을 대상으로 이른바 ‘한글강습회’를 열어 이를 통해 무기력한 소시민의 민족적 갱생을 회복하려고 노력을 한다. 하지만 실패로 돌아가면서 모든 책임은 주변 사람이 아닌 민족의 단체라고 부르짖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설욕으로 설토하고 있다.
단지 그에게 남은 조금의 희원은 아마도 해방 후 일제 식민지의 시대적 잔재 청산과 전재민의 고향, 조선에 회귀하고 싶은 심정을 가슴 속에 묻고 질타하는 것으로 안도하고 위로한다.
이전에 발표한 신천지(7월) 지에 《압록강》은 저자의 대표작으로 이 작품과 일맥 같이하는 것으로, 만주 ‘신경(현 장춘)’을 떠나 압록강을 넘어 고향 안동으로 귀향하는 여로를 다룬 것이다.
[서평]
-본문 중에서
“저녁거리는 어떻허구 한글강습회에는 언제 나가려구 여태 어름어름 하구 있어요. 무슨 쥐뿔이나 잊어버릴게 있다구…….”
“저녁거리는 어떻허구 한글강습회에는 언제 나가려구 여태 어름어름 하구 있어요. 무슨 쥐뿔이나 잊어버릴게 있다구…….”
“저것 봐요. 사람들두 우리같이 식구마다 알몸으루 피난을 왔건만 즉시 떡장살 시작해서 먹구 입구 하는 문제는커녕 이젠 한밑천씩 잡었대서 저렇게 재미가 나는 모양인데 괘-니 우리같이 체면만 차리다가는 굶어 죽기 독 알맞겠어요.”
해방 직후 폭도들에게 부지깽이 하나 남기지 않고 깡그리 살림살이를 약탈당했으나, 그는 알뜰히도 위하던 살림살이들을 아까웁게만은 생각지 않으며 앞으로의 살림도 그다지 근심만은 않는다.
“자넨 자꾸 광고 광고 허지만 그렇게 광골 할 필요가 있는가. 난 광골 부지런히 했대도 한 사람도 안 오긴 매 일반이었을 것이라고 믿네. 내가 기대한건 일반 사람들보다도 기실은 먼저 직원이나 각 청년단체 사람들이었거던. ‘의’와 ‘예’도 구별 못 하면서 제법 민족을 위한다고 자처하는 그 똥만 들은 것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