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설가협회가 주최하고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2003년 케이스토리뱅크 제2회 창작스토리공모전 동화 부문에서 최우수상과 장려상을 수상한 유효설(예전필명-양서선) 작가의 최신 단편동화. 지구 온난화와 환경문제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재밌고 생각 있는 동화! 빙하를 우화한 여름눈사람인 눈꽁이 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아이들의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과 자각! 을 이야기한 이야기. 수상작인 요정 반디의 가출 과 목욕탕 속의 아기 인어 도 출간되어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겨울 동안 꽁꽁 언 눈사람 ‘눈꽁이’는 하도 꽁꽁 얼어 봄을 지나 여름이 될 때까지도 녹지 않고 있었어요. 그래서 시원한 몸을 가진 눈꽁이는 아이들에게 무척 인기가 좋았어요. 아이들은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뛰어놀다가 지치면 눈꽁이 곁으로 다가와 더위를 식혔답니다. “눈꽁아 난 네가 정말 좋아!” “나도!” “나두!” 아이들은 모두 눈꽁이를 사랑했고 눈꽁이도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무척 기쁘고 행복했답니다. 어느 날 오후 땀을 뻘뻘 흘리며 한 아저씨가 눈꽁이 옆으로 다가왔어요. “아니 웬 눈사람이야?” 하지만 시원한 눈사람 옆에 있으니 아저씨의 땀은 어느새 사라지고 아저씨는 무척 시원해져 느긋하게 웃었어요. 그러나 눈꽁이는 아저씨가 몸을 기대고 앉는 바람에 한쪽 모퉁이가 툭 하고 떨어져 버렸어요. “아! 잘 쉬었다.” 아저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가버렸지만 눈꽁이는 갸우뚱 기울어지고 말았어요. 놀란 아이들은 눈꽁이가 쓰러질까봐 얼른 돌멩이를 가져다가 떨어져나간 곳을 메웠어요. 그러자 눈꽁이는 다시 오뚝이처럼 오똑하게 일어설 수 있었어요. “얘들아 고마워. 하마터면 쓰러진 눈사람이 될 뻔했어.” “그러게 말이야. 눈사람은 우뚝 서 있는 모습이 가장 보기가 좋은데 말야.” 아이들은 몸 간수 잘하라며 집으로 돌아갔고 눈꽁이는 다시는 기울어지지 않도록 아랫도리에 힘을 꾹 주었어요. 조금 지나자 웬 장사꾼 아주머니가 양동이를 들고 나타났어요. 그러더니 한 손에 들고 있던 삽으로 눈꽁이의 몸을 쓱쓱 파기 시작했어요. “어머나 왜 왜 이러세요!” 눈꽁이는 당황하며 아주머니를 말렸지만 아주머니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양동이 한 아름 눈을 퍼 담았어요. 눈꽁이는 아무리 힘을 주어도 삽질을 피할 도리가 없었어요. 눈꽁이는 그만 통통한 살을 잃어버리고 홀쭉한 눈사람이 되어버리고 말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