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와중에서 사랑했던 여인에게서 배신당한 주인공은 새로운 사람을 맞아 먼저의 여인을 용서하기로 한다. 一九五二年. 蹄石마을에 낮 동안 제법 뜨겁게 내리쬐던 가을날의 햇빛은 오후의 중반을 지나 급히 그 기세가 꺾이고 지금은 찬바람에 날리는 먼지 속에 戰亂의 傷痕투성이의 灰色 마을 집들 사이로 미약한 저녁햇빛이 間間이 비치고 마을 길 곳곳은 길게 늘어선 그림자로 가려 멀리서는 검은 목탄가루가 깔린 듯 어둠침침해 보였다. 이곳에 남루한 옷차림의 한 남자가 긴 그림자를 끌며 나타났다. 마을에는 허물어져 노출된 건물 안의 사람들과 길에서 보수공사를 하는 몇몇 사람들이 그를 볼 수 있었으나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았다. 이 마을은 인민군에 점령되고 수복된 지 한 달 남짓 되었고 피란 갔던 마을 주민은 半도 돌아오지 않았다. 집들도 居半이 파괴되고 불태워졌으니 사람이 있을 수도 없었고 있는 사람들도 하나같이 행색이 남루하고 해쓱한 얼굴을 하며 그날그날을 살아가고 있으니 마을에 들어오는 또 다른 귀향객을 관심 두어 맞이할 여지는 없는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