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풀평불만이 많은 자 정형구는 길에서 본 신혼여행을 가는 커플을 보고 자기가 증오하는 상류층이 즐기러 다니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범죄를 저지른다. "사업도 안 되고 살맛이 안나." 정형구는 판매사업장의 문을 닫으면서 그를 찾아온 직장 후배 한준희에게 말했다. "벌써 문을 닫아?" "낮에도 없는데 저녁이라고 있을까. 다들 집에서 발닦고 쉬기에 바쁘지." "그럼 소주나 한잔 해. 사실 나도 형한테 일거리 좀 알아보려 왔는데 다 틀렸군." "어느 집으로 갈까?" 정형구는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 "뭐. 내가 사올 테니 가게 안에서 마셔." "그래. 돈도 절약할 겸." 셔터를 잠근 가게 안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신세타령을 했다. "열심히 일하면 잘산다는 말은 모두 헛소리이야. 대리점 얻는데도 돈이 들고 사업초기 홍보 기간 중에도 자금이 있어야 버티지. 이제 곧 넘어가게 생겼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