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작품에는 나타나는 여러 특징적 양상은 곧 이상의 시가 초현실주의적 측면을 내포하고 있었다는 징표를 이룬다. 초현실주의자들이 다다와는 달리 인간의 회복을 위해 건설적인 입장을 취했다는 사실은 이미 밝힌 바와 같다. 그런데 그 방법이란 곧 다른 것이 아니라 무의식의 상태에서 자신을 맡기는 일이었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우리 자신의 지성이나 교양 논리와 가치관 등은 모두가 의식의 영역에서 형성된다. 의식의 영역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자아(Ego)와 초자아(Super-Ego)이다. 그리고 자아와 초자아의 작용에 의해 우리는 규범을 지키고 논리를 터득하게 된다. 합리의 체계를 세우게 된 것도 같은 이치에서다. 그러므로 우리가 기성의 가치체계와 규범 윤리들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들 자아와 초자아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