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의 단편소설이다. 나는 팔십이 가까우신 조부님과 일곱 살밖에 안 되는 누이동생 하나를 떠난지 반년만에 찾아서 서울에서 내려갔다. 내가 지난해 즉 노일 전쟁이 터져서 내 고향인 ??에서 노일 양군의 첫 접전이 있은 것은 봄이어니와 그 여름에 조부님 앞에서 배우던 맹자를 「과거도 없는 세상에 이것은 배워서 무엇하오?」하고 집어던지고 서울 길을 떠날 때에는 집에는 늙은 서조모 한 분이 계셨으나 내가 서울 올라가 있는 동안에 그 허리 꼬부라진 서조모마저 돌아가시고 조부님은 어린 손녀인 내 누이동생 하나를 데리고 전 집을 지닐 수 없어서 팔아가지고 조부님의 외가 되는 동리에서 고개 하나 새에 둔 외따른 조그마한 집 이 이상 더 작을 수는 없다 하리만큼 조그마한 집을 사서 옮아와 계셨다. 내가 조부님과 어린 동생을 찾아간 것은 이 ?? 골 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