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5년 야담 에 발표. 김동인의 유미주의적 경향이 잘 나타난 작품. 그는 미에 대한 견해를 여러 글에서 제시한 바 있는데 악(惡)도 미(美) 라는 말에서 드러나듯이 미에 대한 광포적(狂暴的) 동경 으로 요약될 수 있다. 미에 대한 이러한 태도를 허구적으로 표현한 것이 이 소설이다. 김동인의 유미주의적 경향이 짙게 나타난 작품으로서 작가의 예술지상주의적 취향이 작중 인물 솔거 를 통해 표출되고 있다. 그(솔거)의 예술에 대한 열정도 그렇지만 대상을 향한 심미안 밤을 지내고 난 소경 처녀의 눈빛에 일어난 변화 그에 대한 안타깝고 절망적인 분노는 그런 경향을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더구나 소경 처녀가 죽으면서 엎은 벼루의 먹방울이 튀어 그림의 눈동자를 이루고 그 눈동자가 죽은 처녀의 원망의 눈으로 나타나며 결국 화공이 미치게 되는 마지막 부분은 거의 악마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모든 것의 희생 위에서 희귀한 작품이 완성된다는 따라서 예술적 완성은 모든 가치에 우선한다는 작가의 성향을 반영한다. 동시에 솔거로 대표되는 예술가의 강렬한 예술혼의 결과가 원망의 빛이 서린 미인도 라는 점에서 절대미(絶對美)의 추구는 그토록 지난(至難)한 것임도 암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