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애의 단편소설이다. 해는 서산 위에서 이글이글 타고 있다. 칠성이는 오늘도 동냥자루를 비스듬히 어깨에 메고 비틀비틀 이 동리 앞을 지났다. 밑 뚫어진 밀짚모자를 연신 내려쓰나. 이마는 따갑고 땀방울이 흐르고 먼지가 연기같이 끼어. 그의 코밑이 매워 견딜 수 없다. 「이애 또 온다.」 「어 아. 」 동리서 놀던 애들은 소리를 지르며 달려온다. 칠성이는 조놈의 자식들 또 만나는구나 하면서 속히 걸었으나 벌써 애들은 그의 옷자락을 툭툭 잡아당겼다. 「이애 울어라 울어.」 한 놈이 칠성의 앞을 막아서고 그 큰 입을 헤벌리고 웃는다. 여러 애들은 죽 돌아섰다. 「이애 이애 네 나이 얼마?」 「거게 뭐 얻어오니 보자꾸나.」 한 놈이 동냥자루를 툭 잡아채니 애들은 손뼉을 치며 좋아한다. 칠성이는 우뚝 서서 그중 큰놈을 노려보고 가만히 서 있었다. 앞으로 가려든지 또 욕을 건네면 애들은 더 흥미가 나서 달라붙는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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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애(姜敬愛 1906년 4월 20일 ∼ 1944년 4월 26일)는 일제강점기 여성 소설가 작가 시인 페미니스트 운동가 노동운동가 언론인이다. 한때 양주동의 연인이기도 했다. 평양 숭의여학교에 입학했다가 동맹 휴학과 관련하여 퇴학당하고 이후 동덕여학교에서 1년 정도 수학했다. 1924년 문단에 데뷔하였으나 여성 작가에 대한 혹평과 외면을 당하기도 했다. 1931년에는 조선일보에 독자투고 형식으로 소설 파금을 연재하였고 잡지 《혜성 (彗星)》에 장편소설 《어머니와 딸》을 발표하였다. 1927년에는 신간회 근우회에 참여하였고 1929년에는 근우회 장연군지부의 간부로 활동했다. 1932년에는 간도(間島)로 이주 잡지 북향지의 동인이 되었다. 이후 1934년 동아일보에 연재한 장편 《인간문제》가 히트를 쳐서 명성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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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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