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의 구성은 매우 독특하다. 유영이 술에 취해 잠들었다가 깨어나서 김진사와 운영을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의 비극적 연애담을 다 듣고 나서 다시 잠들었다가 깨어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와 같은 구성 방식은 몽유록(夢遊錄)의 일반적 구성 방식과 차이를 지닌다. 몽유록의 일반적 구성 방식은 현실에서 잠이 들어 꿈을 꾸고 꿈속의 이야기가 펼쳐지다가 잠이 깨어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이 때 이야기의 중심은 물론 꿈속의 사건에 놓인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이야기의 중심 부분인 유영이 김진사와 운영을 만나 그들의 비극적인 사랑의 이야기를 듣는 부분이 유영이 잠을 깬 후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다시 말해 유영이 비극의 주인공들을 만난 것이 꿈속에서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처리되어 있다. 그러나 김진사나 운영이 현실의 사람이 아닌 이미 죽은 사람의 환체(幻體)였다는 점에서 유영이 이들을 만난 것은 환상 체험이라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이런 구성 방식도 작품에 보다 현실성을 부여하려는 몽유록의 발전된 형식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을 일명 수성궁 몽유록 이라 부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몽유록은 일반적으로 액자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도 유영에 관한 이야기가 작품의 외화라면 김진사와 유영에 관한 이야기가 작품의 내화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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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1책. 한문 · 한글 필사본. ‘ 수성궁몽유록(壽城宮夢遊錄) ’ 또는 ‘ 유영전(柳泳傳) ’ 이라고도 한다. 한문본과 한글본이 있는데 부분적인 차이는 있으나 대체의 줄거리는 동일하다. 한문본이 원본이고 한글본은 한문본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이본이라 여겨진다. 이 작품은 안평대군 ( 安平大君 )의 사궁 수성궁을 배경으로 궁녀 운영과 소년 선비 김진사와의 사랑을 다룬 염정소설(艶情小說)이다. 고대소설에서 보기 드문 비극적 성격의 작품으로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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