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행운은 어떤 댓가를 요구하는가. 행운에 중독된 것은 궁극적인 행복인가, 아니면 완벽한 불행인가.
유준은 이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소설가 중 한명이다. 집필활동을 끝내고 휴가를 보내려는 그의 앞에 나타난 의문의 책 한권. 책에 쓰여진 것은 미국 산업혁명 시기의 어느 불행한 아이의 자서전이다. 읽던 책을 덮자 순식간에 흘러있는 시간에 당황하는 유준. 바뀐 집의 모습과 처음보는 연인에게서 온 부드러운 문자메세지. 그는 최선을 다해 과학과 이성의 힘으로 이 사건을 파헤치고자 한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과 거듭된 성공을 거머쥔 자신의 모습에 매료된다. 책속 주인공의 희로애락은 시간과 공간을 건너뛰어 그에게 그대로 일어나고, 두려움을 느낀 유준은 더 이상 책을 읽지 않으려 금고에 잠근다. 하지만 마약처럼 그를 잠식하는 유혹과 호기심 앞에서 그는 마음약한 한명의 인간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