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작자의 실제 경험담을 기록한 것이다.
20세기말의 과도기적 정치상황과 국민 의식 수준이 작자의 경험담에 비춰진 것을 주요 골자로 한 것이다.
주인공이 소년수 구치소생활을 6개월간 경험하면서 자신이 이 사회의 구성원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그 주인의식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야기 하고자 한 것이다.
1993년 여름, 주인공이 교통사고를 일으키고서 수감생활이 시작된다.
수감생활 초창기의 주인공은 자신이 이 사회에서 어떤 존재였는지에 대해 별 관심을 갖지 못한 채 남의 힘이나 의지에 움직이는 반사회적 인격체로 등장한다.
초반부의 주인공을 표현함에 있어서는, 처한 상황과 이에 대처하는 자세를 서술하는 방식을 취함으로서 작자의 생각보다는 이 사회가 보여주는 단면을 서술하고 싶었다.
중반부로 접해 들어가면서 주인공이 7상4방에서의 자신의 역할과 권리를 탐구하고 쟁취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어린 소년과 다를 바가 없는 20살의 청년이었던 주인공이 자신의 가치관을 길러내는 과정이기도하다.
이러한 과정 또한 주인공의 의도가 아닌, 외부로부터의 격정적인 계기를 기점으로 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자신의 몫을 차지한 주인공에게 그런 혜택이 돌아가게끔 도와준 것이, 본인의 의지뿐만 아니라 그의 몫을 갈취하고 억눌렀던 자들의 몫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 이야기가 보여 주는 이 사회의 차갑게 식어버린 현실을 가장 잘 드러낸 부분이라 생각한다.
주인공 ‘재은’이 피해자가 되는 의식을 느끼는 시점에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재은’은 자신의 의식을 깨운다는 것이다.
즉, 우리의 사회는 우리 구성원들에게 더 이상 유기적인 객체가 가지는 자아의식 따위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순히 무기적 객체로서 그 몫을 다하고 소진되어 버리기를 바라는 소수의 유기 집단이 대다수의 구성원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후반부로 이어지며 이 이야기는 결론에 이르고자 무던히도 애를 쓰지만 결국에는 이룰 수 없는 크나큰 벽을 만난다.
자기 자신을 기만하고 있던 주인공 ‘재은’이 수감자 동료인 ‘용석’에게 얘기하는 형식을 빌린 독백이다
‘자신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있다면, 그 소중함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그 소중함을 영원히 아름답게 간직하고 싶다면, 그 빛이 바래기전에 그것을 의심해야 한다.’
우리를 억눌렀던 것은 독재자도 기득권자도 아닌 우리들 스스로였었다는 것을 피력한 것이다.
이 글은 나 자신의 개인적인 반성문이다.
아울러 우리 기성세대들이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볼 수 있는 반성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청소년들을 위한 내용이지만, 이 이야기를 청소년들이 직접 읽어 보기엔 다소 과격하고 선정적이다.
그러나 기성세대들이 이 이야기를 읽고 심사숙고 하여 우리의 미래인 그들에게 좀 더 나은 길을 제시해 줄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