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다림과 외로움으로 곱디곱게 빚어낸 8편의 단편 수록
기다림과 외로움에 길들여진 여자들의 일상을 어루만지며 그녀들에게 미묘한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또한 타인과의 소통이 힘든 허무한 순간을 발견하고 자신 안에 밀폐되었던 자아가 갈망하는 자유로움과 진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다.
표제작 「와인의 눈물」에서는 가정이 있는 출판사 사장과 옛 남자 사이를 오가며 갈등하는 여자의 심리를 섬세하게 풀어냈다. 「피그말리온의 방」에서는 아내 몰래 비아그라를 복용하고 의심증을 보이는 남편에게 실망감이 들던 ‘나’에게 미래의 그녀 자신이 나타나면서, 혼자만의 방에서 자신이 이루고픈 꿈을 채워 나가려는 ‘나’의 모습을 담았다. 「온수관」은 고장 난 온수관 때문에 아래층 여자를 만난 한 여자가 남편의 영향력 안에서만 살아가던 생활에서 벗어나, 자립적인 삶에 눈뜨는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이 외에도 수록된 작품들은 웅크린 여자의 삶에 각인된 쓸쓸한 일상 안으로 스며든 낯선 온기, 예리하게 포착한 일상의 허무, 타인과의 단절, 소통의 부재, 밀폐된 자아가 외치는 자유에의 갈망 등을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