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이순원이 6년만에 창작집을 출간하였다. 표제작 `첫눈`을 포함하여 모두 7편의 단편을 수록하였다.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말의 아름다움이 흩뿌리는 잔잔한 서정 안에서 현실의 아픔과 사회적 비극을 그려내며 깊은 내면세계와 조응한다.
표제작 `첫눈`은 이별과 사별, 채워지지 않는 그리움을 마음속 깊이 담고 살아가던 세 사람의 남녀의 우연한 만남과 이뤄지지 못한 인연을 그려낸 작품이다. `미안해요, 호 아저씨`에서 작가는 도시화에 따른 이농 현상, 국제결혼이라는 허울 좋은 이면 아래 숨은 인간 존엄성의 추락에 대해 경고한다.
`거미의 집`은 암컷 거미가 새끼 거미들에게 자신의 몸을 하나하나 모두 먹을거리로 제공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현상을 빗대며 그린 작품이다. `멀리 있는 사람`은 우리의 토속적인 미신이자 신앙이었던 `명 어머니`를 소재로 유년 시절에 대한 짙은 향수와 어머니란 이름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존재의 무게감을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