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기억할 수 있는 것일까? 과연 기억이란 무엇일까?『기억의 비밀』은 ‘기억’이라는 주제에 관해 ‘정신부터 분자까지’ 빠짐없이 다룬 뇌과학 책이다. 세계적인 뇌과학자 에릭 켄델(노벨상 수상자)과 심리학자 래리 스콰이어가 함께 기억의 모든 측면을 통합적으로 설명하고자 한 야심 찬 합작품. 기억의 작동에 대해, 신경세포들과 뇌 시스템의 작동에 대해, 지금까지 과학이 밝혀낸 것들을 종합적으로 다뤘다. 신경세포들이 어떻게 경험을 기록하는지, 각기 다른 형태의 기억들은 어떤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지, 뇌 손상으로 기억이 어떻게 왜곡될 수 있는지 등 핵심적인 사항들만을 뽑아서 통찰력 있게 써내려간 것이 특징이다.
“우리는 기억하기 때문에 우리 자신이다.”
기억을 낱낱이 파헤친 독보적인 인지분자생물학 입문서
“분자가 바닥이고 정신이 지붕이라면, 바닥 공사는 캔델이, 지붕 공사는 스콰이어가 맡은 셈이다. 이 분업/협업의 절묘한 이중주를 두 일꾼 각각이 주로 연구한 대상에서도 엿들을 수 있다. 캔델은 바다 달팽이 군소를 연구하여 노벨상의 영광을 안은 반면,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스콰이어의 주요 연구 대상은 인간이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바닥과 지붕 사이의 거리, 군소와 인간 사이의 거리, 분자와 정신 사이의 거리, 캔델과 스콰이어 사이의 거리다. 그 거리는 이 책에 내장된 흥미로운 긴장의 출처일 뿐더러 애당초 ‘인지분자생물학’이라는 기획의 생동을 가능케 하는 터전이기도 하다.” --- p.492「옮긴이의 말」중에서
우리는 기억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기억의 비밀 : 정신부터 분자까지』(원제 : Memory : From Mind and Molecules)은 ‘기억’에 대해 과학자들이 밝혀낸 것들을 ‘정신부터 분자까지’ 단 한 권의 책으로 설명해낸 뇌과학 책이다. 이를 위해, 두 명의 세계적인 뇌신경과학자 에릭 캔델(노벨상 수상자)과 래리 스콰이어가 머리를 맞댔다. 에릭 캔델은 ‘분자’를 담당했다면, 래리 스콰이어는 ‘정신’을 담당했다. 서로가 상대 공동저자가 쓴 것을 철저히 논평하고 고치는 과정을 거쳐 최종원고를 완성한 보기 드문 역작이다.
이 책은 크게 두 방향에서 ‘기억’의 그림을 그려나가는데, 한쪽은 세포와 분자 수준에서 기억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되는지를 상세히 다루고, 다른 한쪽은 뇌 시스템들과 인지 수준에서 어떤 형태의 기억들이 있는지를 상세히 다뤘다.
‘기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크게 다음의 다섯 가지 사항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첫째, 기억은 서술기억과 비서술기억으로 구분될 수 있다. 서술기억은 말이나 시각적 이미지의 형태로 불러낼 수 있는 정보에 대한 기억이다. 즉 사건, 사실, 언어, 얼굴, 음악 등에 대한 기억, 우리가 살면서 경험과 학습을 통해 얻었으며 잠재적으로 서술될 수 있는 온갖 지식에 대한 기억이다. 반면, 비서술기억은 회상으로 표출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변화로 표출되는 기억이다. 가령, 자전거를 타거나 테니스의 포핸드 발리를 하는 기술처럼 몸으로 익히는 기억은 비서술기억이다.
둘째, 서술기억은 의식적으로 회상되지만 비서술기억은 무의식적으로 실행된다. 지난 여름 휴가 때의 일이나 오늘 아침에 나눈 대화 등을 떠올리는 기억은 서술기억에 속한다. 이들 기억은 의식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이다. 반면 비서술기억은 무의식적으로 저장되는 기억이다. 그래서, 기억상실증 환자는 과거를 의식적으로 회상할 수는 없지만, 테니스의 포핸드 스트로크 등 몸으로 익힌 것들은 자신이 배웠는지조차 기억할 수 없더라도 몸으로 실행할 수 있다. 비서술기억은 의식의 바깥에 저장되기 때문이다.
셋째, 서술기억과 비서술기억은 각기 고유한 신경 시스템과 관련된다. 예를 들어 안쪽 관자엽 구조물들이 손상되어 과거를 회상할 수 없는 환자일지라도 거울로 자신의 손과 별을 보면서 별의 윤곽선을 따라 그리는 솜씨를 나날이 향상시킬 수 있는데, 이는 서술기억과 비서술기억이 각기 고유한 신경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서술기억 중, 사실에 대한 기억(의미기억)은 안쪽 관자엽의 도움을 얻어 피질의 저장소에 축적되는 반면, 특정 시간과 장소에 대한 기억(일화기억)은 피질의 저장소와 안쪽관자엽뿐 아니라 이마엽이 협동해야만이 저장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비서술기억 중, 감정 기억은 편도체를, 솜씨 및 습관 학습은 선조체를, 운동 반응의 고전적 조건화는 소뇌를 필요로 한다.
넷째, 기억에는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이 있다. 단기기억은 시냅스 세기의 일시적인 변화만을 요구하지만, 장기기억은 유전자와 단백질의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구체적으로, 단기기억은 기존의 단백질을 변형하고 기존의 연결을 강화함으로써 성취된다. 반면, 장기기억이 되려면, 유전자의 활성화, 새로운 단백질의 합성, 새로운 시냅스 연결의 형성이 필요하다. 즉, 환상AMP(cAMP), 단백질 키나아제(PKA와 MAP 키나아제), CREB-1 등이 참여하는 복잡한 신호전달 과정을 거쳐 새로운 시냅스 연결이 형성되어야만이 장기기억으로 정착되는 것이다.
다섯째, 비서술기억과 서술기억은 예상외로 유사성이 크다. 비서술기억이든 서술기억이든, 단기적 저장은 시냅스 세기의 일시적인 변화만을 요구한다. 하지만 장기기억으로 변화하려면 유전자와 단백질의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비서술기억의 장기 저장과 서술기억의 장기 저장은 공통된 신호전달 경로를 이용해 공통된 유전자들과 단백질들을 활성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또, 비서술기억이든 서술기억이든, 새로운 시냅스들을 성장시켜 장기기억을 안정화한다.
인지부터 분자생물학까지,
한 권으로 정리한 기억의 모든 것!
이처럼 이 책은 기억의 특성과 기억 저장의 메커니즘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연구와 인지심리학적 연구를 총망라해서 지금까지 쌓아온 연구 성과들을 종합적으로 설명해주고자 한다. 저자들은 기억이라는 밑그림을 크게 그린 다음, 디테일한 세부 사항들을 하나씩 채워넣는 식으로 그림을 완성해나간다. 그래서, 저자들의 설명을 충실히 따라가다 보면, 기억의 유형이 여러 가지일지라도 시냅스들은 몇 개 안 되는 메커니즘을 다양하게 조합하여 변화를 성취해나간다는 것, 시냅스에서 어떤 종류의 분자가 만들어지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 어떤 경로로 시냅스 변화가 일어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 등을 알 수 있게 된다.
기억은 아직도 우리에게는 미지의 세계다. 이 책은 ‘기억’에 관하여, 과학이 그동안 밝혀낸 사실들을 충실하게 담아내고 있지만, ‘기억’이라는 현상을 다 파악하기에는 갈 길이 아직 멀다고 한다. 저자들은 “기억이 어디에 어떻게 저장되는지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바는 여전히 보잘것없는 수준”(p. 468)이라면서 분자생물학적 인지 분석과 뇌 시스템들의 기능 연구가 거듭될수록, 더 정교한 수준에서 기억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 책은 1장에서 여러 방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기억 연구에 대해 전체적으로 개관한 다음, 2~3장에서 습관화, 민감화, 고전적 조건화 등을 중심으로 비서술기억을 위한 무척추동물의 뇌 시스템을 두루 살펴본다. 4장에서는 서술기억의 코드화, 저장, 인출, 망각에 대해 다루었으며, 5장에서는 서술기억을 위한 뇌 시스템을 다뤘다. 7장에서는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변환하는 메커니즘을 살펴본다. 8~9장에서는 점화효과, 지각 학습, 감정 학습, 솜씨, 습관, 조건화 등 비서술기억에도 여러 유형이 있으며 각 유형들이 특정한 뇌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10장에서는 신경 가소성과 함께 개성(자아감)의 생물학적 토대에 대해 고찰했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신경과학에 있어, 분자에서부터 마음에 걸치는 폭넓은 이해를 자랑할 만한 분야는 거의 없다. ‘기억’의 분야는 그럴 만 하다. 우리를 기억으로 데려간 선도적인 두 연구자, 캔델과 스콰이어는 우리를 즐거운 여행으로 안내한다. 이들은 현재 알려진 사실뿐 아니라 거대한 발견 뒤에 숨겨진 흥미로운 역사도 알려준다. 초판도 참 좋았는데, 최신판은 더 좋아졌다. 초판에게 성공을 안겨준 학문적 깊이와 명료함을 유지하면서, 초판 이후 발견된 새롭고 흥미로운 발견들을 많이 추가했다. 어떻게 기억이 작동하는지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들에게 읽기 쉽고 예쁜 삽화가 있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 조지프 르두(Joseph LeDoux, 미국 뉴욕 대학 교수, 신경학)
“기억에 대한 세계적 권위자인 캔델과 스콰이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들을 능수능란하게 종합한다. 이들은 역사적인, 그리고 최신의 발견들을 우아하고 명료하게 통합한다. 정신과 기억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안 읽을 수 없다.”
- 솔로몬 H. 스나이더(Solomon H. Snyder,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교수, 신경학)
“삶은 지나가는 매순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억이다. 이 기억들을 형성하고, 통합하고, 재경험하기 위해 정신의 분자들이 어떻게 뇌에 있는 신경 회로와 결합되는가, 바로 이것이 권위 있는 이 책의 주제다.”
- 크리스토프 코흐(Christof Koch,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교수, 인지행동생물학)
“에빙하우스부터 유전자 녹아웃 생쥐에 이르기까지, 저자들은 우리가 기억에 대해 가지고 있는 주요한 질문들의 틀을 잡고 그것들에 어떻게 답을 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이 분야의 두 거장이 쓴 명료하고도 마음을 끄는 책.”
- 사무엘 H. 바론데스(Samuel H. Barondes, 샌프란시스코 소재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 신경생물학)
“학생으로부터 명예 교수에 이르기까지 문화인이라 자처하는 사람이라면, 뇌에서 주요하고 가장 흥미롭지만 이해하기 힘든 부분 중 하나인 기억에 대해 이토록 훌륭하게 쓴 설명을 놓쳐서는 안 된다. 살 여유가 없다면 훔치기라도 하라.”
- 세미르 제키(Semir Zeki, 영국 런던 대학 교수, 신경생물학)
“대가다운, 마음을 사로잡는 합작품.”
- 토르스텐 비셀(Torsten Wiesel, 미국 록펠러 대학 교수, 신경생물학),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1981).
“캔델과 스콰이어는 기억의 비밀을 파헤친 그간의 통찰들과 성취들을 설명해준다. 우리가 어떻게 기억하고 망각하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
- 대니얼 L. 샥터(Daniel L. Schacter, 미국 하버드 대학 교수, 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