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속내와 시의 속맛을 버무린 삶의 시학과 앎의 철학
시인 이영신의 시는 삶의 철학을 담고 있다. 특히 두번째 시집「죽청리 흰 염소」에서는 죽음과 삶의 사유를 아우르고 있다.「씻김굿-극락왕생」에서 부친의 죽음을 맞아 죽음 인식의 확장을 보여주었다면「묵묵부답」에서는 "마음 속 지도안의 지명" 소게서 "호기심 많은" 흰 염소를 불러와 삶 인식의 자유를 보여주었다. 이번의 셋째 시집「부처님 소나무」에서도 절벽에 살고 있는 소나무처럼 죽음과 삶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삶과 죽음에 대한 시인과 철인의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첫시집의 "인생에 대한 겸허한 태도와 깊이 있는 성찰의 결과"(신덕룡)와 둘째 시집의 "정서적 긴장과 시의 참맛"(박제천)을 통해 "천연의 본성"과 "정서적 긴장"을 보여주었다는 시단의 평가처럼 그의 시는 삶의 맛이 시의 멋으로 승화되고 있다. 특히 시인은 일상 속의 여러 소재를 채용하여 다양한 기교로 천연스레 시들을 빚어내고 있다. 그가 빚어낸 시들 속에는 견자와 검객으로서의 삶의 속내와 시의 속맛이 조화롭게 버무려 있다.
이번 시집에서 보인 시들 역시 판이한 소재로 개성적 기교를 선보이고 있다. 이 시들은 일상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삶과의 친연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 친연성은 '자동기술'이 아니라 '낯설게 하기'로 나타나 독자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것은 삶의 본질에 대한 시인의 '탁월한 통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도시에 시의 본질에 대한 시인의 "수려한 안목"에서 생겨났다고 여겨진다.
- 고영섭(시인, 동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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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이영신
덕성여대 도서관학과 졸업, 1991년 '현대시' 신인상, 2010년 '문학과창작 작품상' 수상, 시집으로는「망미리에서」「죽청리 흰 염소」「부처님 소나무」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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