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의 맛>은 백석의 시를 `음식`이라는 단일 주제로 다층적 관점에서 다룬 최초의 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백석의 음식 인식의 심층적 의미를 밝혀내고, 영양학적 관점과 욕망의 기호 속에 갇힌 근대의 음식 인식과 그로 인한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 책을 통해 `맛`의 시인 백석을 만날 수 있다.
털이 드문드문한 고기를 얹은 시커먼 맨모밀국수, 흰밥과 가재미, 진장에 꼿꼿이 지진 달재 생선…. 지금까지 알려진 백석 시 100여 편 가운데 음식이 나오는 시는 60여 편에 이르며, 등장하는 음식의 가짓수는 110여 가지에 달한다. 배척한, 비릿한, 구릿한, 달큼한, 시금털털한 등 맛을 표현하는 미각 형용사도 23회나 나온다.
책은 전체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을 제외한 나머지 7장에서는 백석이 언급한 음식들 중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는 음식이 등장하는 작품을 중심으로 백석의 생각을 옮겨보았다. 메밀국수, 청배, 가자미, 수박씨·호박씨, 무이징게국, 달재 생선, 떡국이 그 음식들로, 이 평범한 음식들 속에 백석이 담아내고자 했던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각 장 말미에 붙인 백석여담과 음식소사는 본문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담았다. 백석여담에서는 백석의 시만큼이나 유별난 삶에 얽힌 이야기들을 주제별로 소개했으며 음식소사에서는 1920~30년대 음식에 대한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선별해 백석이 살았던 시대와 그가 왜 음식에 천착했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