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고 싶으면 감기에 걸려라" 라는 말이 있다. 감기는 인간에게 면역력을 선물한다. 물론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그 종류가 워낙 다양한데다가 수시로 자신의 유전정보를 바꾸어 숙주의 면역체계를 교모히 피해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영구적인 면역을 갖는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지만.
전염병은 문명의 흥망과 민족의 운명을 바꾸어놓으며 인류사를 핏빛으로 물들이기도 했다. 현대에 들어 의학 지식과 첨단 기술로 무장한 인류는 한때 "전염병은 정복되었다"며 때 이른 샴페인을 터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사스, 조류독감, 에이즈 등 새로운 형태와 또 다른 차원으로 무장한 병원체는 인류를 여전히 위협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온 지구를 들쑤시고 생태계 질서를 뒤흔들어 병원체의 변신을 부추기는 등 인간이 자초한 면이 적지 않다는 것. 이 책에서 전염병이 어떻게 변신을 거듭해왔는지를 살펴보고, 공존의 길을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