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여성해방운동’만이 아니라
‘남성해방운동’도 일어날 껄~!
요즘 여권신장운동이 확산되면서 남자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아내한테 매 맞고 사는 남편도 많고, 직장을 잃거나 병이 들면 아내가 도망가는 일도 많다.
물론 한국 같은 보수적 봉건사회에서는 아내한테 매 맞고 사는 남편보다 남편한테 매 맞고 사는 아내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미국 풍속을 좇아 살아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는, 설사 아내가 바람을 피워 이혼을 하게 되더라도 남자가 위자료를 줘야 할(아내를 사랑해 주지 않아 할 수 없이 아내가 바람을 피우게 됐다는 이유로) 날이 곧 도래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젠 ‘여성해방운동’만이 아니라 ‘남성해방운동’도 적극적으로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남자가 너무 기가 죽어 음양(陰陽)의 이치가 깨지면 사회가 혼란스러워지고, 모든 남성이 여성화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처가는 요즘만이 아니라 옛날에도 많았다. 그래서 “세상은 남자가 지배하고 남자는 여자가 지배한다”는 말이 나왔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본 어느 공처가 얘기를 한번 해보려고 한다.
-본문 중에서
현대판 ‘전기소설’의 실험,
현대 판타지의 원조를 만나다
『공처가 괴담』은 모두 아홉 편의 이야기가 연작 형태로 연결되어 각 작품의 독립된 내용 사이에 유기적 관계가 이루어지도록 배열되어 있는『광마잡담』의 네 번째 이야기다.
『광마잡담』은 ‘전기소설(傳奇小說)’ 양식의 현대적 적용, ‘사소설’ 기법의 도입, 그리고 ‘가벼움’의 서술미학 실험 등 몇 가지 면에서 작가의 창작 의도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다. 우선 이 소설은 우리의 전통소설 양식인 ‘전기소설’을 실험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김성수 문학평론가에 따르면, 우리 소설 전통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서구의 문학과는 달리 주제나 형식면에서 대체로 ‘가벼운 소설’에 그 정서적 기초를 두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작가가 전기소설적인 형식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시도하려는 의도는 지나치게 이념 일변도의 ‘무거운 주제’만을 ‘무겁게’ 다루고 있는 우리 문학의 한 경향에 대한 비판적 실험이라는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그 자신의 문학이론에 대한 입장, 즉 동양문학론에 기초한 문학의 이해 방식과도 상통한다. 그것은 ‘상징’에 관한 이론서 『상징시학』에서 그가 강조한 바와 같이, ‘재현적 입장’으로서의 문학관보다는 ‘표현적 입장’으로서의 문학관을 가지고 있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광마잡담』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전기성’은 ‘가벼움’의 서술미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