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마잡담

마광수 | 책읽는귀족 | 2012년 05월 23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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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광마잡담』은 현대판 ‘전기소설’의 실험


그의 첫 장편소설 『권태』가 마치 영화를 보고 있는 느낌을 받도록 ‘페티시즘’을 주요 모티프로 하여 판타스틱한 묘사에 치중한 작품이었다면, 『광마잡담』은 관능적 묘사와 아울러 서사적 스토리텔링이 주는 속도감 넘치는 재미를 느끼도록 의도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광마잡담』에는 모두 아홉 편의 이야기가 연작 형태로 연결되어 각 작품의 독립된 내용 사이에 유기적 관계가 이루어지도록 배열되어 있다. 『광마잡담』에 배열된 아홉 편의 이야기 가운데 일인칭 ‘나’가 주인공으로 되어 있는 것은 「인어 이야기」 「두 여인」 「무덤 속의 여인」 「다이아나 이야기」「별은 멀어도」다섯 편이고, 삼인칭은 「모란꽃 이야기」 「공처가 이야기」「노루 이야기」 「도깨비집 이야기」 네 편이다.
『광마잡담』은 ‘전기소설(傳奇小說)’ 양식의 현대적 적용, ‘사소설’ 기법의 도입, 그리고 ‘가벼움’의 서술미학 실험 등 몇 가지 면에서 작가의 창작 의도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다. 우선 이 소설은 우리의 전통소설 양식인 ‘전기소설’을 실험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김성수 평론가의 ‘작품해설’ 중에서



‘상징적 계시’가 뛰어난 전기소설의 부활, 현대 판타지의 원조


‘작가의 말’에 따르면, 전기소설의 특징은 그 ‘유현성(幽玄性)’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유현’이란 현실의 세계가 아닌 상상적 세계, 환상 세계를 말한다. 물질을 중심으로 한 서구의 과학 문명이 현상적인 가시(可視)와 가능의 세계를 밑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진 데 반하여, 동양의 생활 철학은 실용적이면서도 현실의 모든 양상을 불가지론적 관점에서 상징적 그림자에 불과한 것으로 생각하는 바탕 위에서 이루어졌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의 인생은 이미 ‘꿈’으로밖에는 표현될 수 없는 지극히 애매모호하고 가변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현실을 영원과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현실을 현실 그대로 보지 않는 일종의 ‘상징적 계시’가 필요하다.

김성수 문학평론가에 따르면, 우리 소설 전통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서구의 문학과는 달리 주제나 형식면에서 대체로 ‘가벼운 소설’에 그 정서적 기초를 두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작가가 전기소설적인 형식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시도하려는 의도는 지나치게 이념 일변도의 ‘무거운 주제’만을 ‘무겁게’ 다루고 있는 우리 문학의 한 경향에 대한 비판적 실험이라는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그 자신의 문학이론에 대한 입장, 즉 동양문학론에 기초한 문학의 이해 방식과도 상통한다. 그것은 ‘상징’에 관한 이론서 『상징시학』에서 그가 강조한 바와 같이, ‘재현적 입장’으로서의 문학관보다는 ‘표현적 입장’으로서의 문학관을 가지고 있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광마잡담』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전기성’은 ‘가벼움’의 서술미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광마잡담』은 인간의 본성을 잘 드러내주는 판타지 소설


역사상 많은 천재적 문학가들이 자기 자신이 처한 국한된 현실 상황과 이데올로기 또는 종교의 울타리 속에서, 피눈물 나는 노력으로 비웃음과 경멸을 헤쳐 나와 당당히 자신의 벌거벗은 알몸뚱이 그대로를 내보였다.
그런 솔직하고 감성적인 삶, 즉 현상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 뒤편에 웅크리고 있는 본질을 상징적으로나마 이해하고자 몸부림쳤던 노력의 결실이 바로 뛰어난 고전 작품들이다. 선과 악을 뛰어넘어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의 가능성을 일깨워준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이나 로트레아몽의 작품, 그리고 패륜아로 낙인 찍히면서 스스로의 본능을 숨김없이 고백하여 현대 심리학의 길을 열어준 사드나 자허마조흐의 작품을 그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사드가 만들어놓은 사디즘이란 용어와 자허마조흐가 만들어놓은 마조히즘이라는 말은 오직 정신분석학이나 심리소설의 분야에만 응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학?정치학에까지도 응용되어 인간의 본성을 파악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이 되어버렸다.

-‘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소개

마광수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가진,

교과서에는 절대로 없는 날것의 ‘인생수업’의 진정한 멘토


마광수 교수는 윤동주, 박진영과 함께 연세대학교의 3대 명물로 손꼽힌다. 그는 1989년 우리 사회에 문화적 충격을 주는『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라는 에세이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 책은 폐쇄적인 우리 사회의 정신적 틀을 깨뜨리는 선구자적 사상서임에도 불구하고 책제목 때문에 ‘야함’에 대중적 관심의 무게중심이 옮겨져 그 핵심적 사상이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고 있다.


이제 이 시대 방황하는 청춘들은 ‘아무도 똑바로 말해주지 않는 인생 속살의 진실’을 그에게서 발견해야 한다. 그는 ‘시대를 앞서간 천재’임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너무 저평가되어 왔다. 그 이유는 우리의 지식인 사회에서 ‘백성들 위에 군림하며 뭔가를 가르치려 드는 문학’인 ‘훈민문학(訓民文學)’이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권위와 위선과 가식을 벗어던지고 시대를 앞선 솔직하게 야(野)한 주장을 펼친 죄로 표현의 자유를 구속당했다.


그의 지나온 이력을 살펴보면 젊은 문학적? 사상적 천재의 탄생이 우리 사회의 문화적 권력에 맞선 이단자로서 어떻게 족쇄를 차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1951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국문학과와 동대학원을 나와 「윤동주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25세의 젊은 나이에 대학 강의를 시작으로 28세에 홍익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지낸다. 또 26세에 벌써 박두진 시인의 추천으로 문단에 데뷔한다. 이후 1984년부터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그러나 1992년 10월 『즐거운 사라』 필화사건으로 전격 구속이 된다. 그것도 수업 중 긴급체포라는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 벌어진다. 두 달 동안 수감생활을 한 후 95년 최종심에서 유죄가 확정되어 연세대에서 해직되고 98년 복직됐으나, 2000년 재임용탈락의 우여곡절 끝에 현재 연세대학교 교수로 있다.


새콤달콤한 사탕발림식 멘토가 아니라, 삶의 솔직한 맨살을 찢는 충격을 주더라도 현상 너머 실체로 안내하는 이 시대 진정한 멘토, 마광수 교수를 재평가하는 계기로 그의 작품들을 손쉽게 <책읽는귀족>의 전자책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목차소개

작가의 말

제1화 인어 이야기

제2화 두 여인

제3화 모란꽃 이야기

제4화 공처가 이야기

제5화 무덤 속의 여인

제6화 다이아나 이야기

제7화 노루 이야기

제8화 도깨비집 이야기

제9화 별은 멀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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